베네치아 개막작 ‘잉크’, 4분여 기립박수…다니 보일, 머독의 신문 제국 다뤄
제82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가 다니 보일 감독의 신작 ‘잉크(Ink)’로 막을 올렸다. 루퍼트 머독의 타블로이드 제국 형성 과정을 다룬 이 작품은 4분 30초가량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개막작으로서 관심을 모았다. 작품에는 잭 오코넬이 ‘더 선’ 편집장 래리 램 역을, 가이 피어스가 머독 역을 맡았고, 클레어 포이는 가상의 기자 줄스 데이비스를 연기했다.
‘잉크’는 1969년 런던을 배경으로, 머독이 당시 부진하던 신문 ‘더 선’을 인수해 대중성이 강한 타블로이드로 바꿔가는 과정을 그린다. 보일 감독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가 머독을 “괴물화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당시의 머독이 경직된 영국 사회에 “새로운 목소리와 자유”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머독은 이후 폭스코퍼레이션을 통해 방송,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와 신문 분야를 아우르는 거대 미디어 제국을 구축한 인물로 평가받지만, 동시에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이번 베네치아 영화제는 정치적 긴장감이 높은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심사위원장 매기 질렌할은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정치 상황을 언급하며 영화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주제도 금기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경쟁 부문에서 여성 감독 작품은 두 편에 그쳐, 영화계의 구조적 불균형도 함께 지적됐다.
‘잉크’는 넷플릭스가 영화제 개막 전 이미 인수한 작품으로, 베네치아 경쟁 부문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는 이후 텔루라이드와 토론토국제영화제를 거쳐 오는 12월 11일 극장 개봉한 뒤, 내년 1월 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