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제출 않기로…대법원장에 재제청 요구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해 국회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는 28일 손 후보자에 대해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날 함께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으로 제청한 지 열흘 만에 나왔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 후보자를,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후보자를 각각 제청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 과정에서 대법원과의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통상 이어져 온 절차적 관행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1월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추천 이후 대법원장이 7개월이 넘도록 제청을 하지 않다가 18일 실질적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손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서면 제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의 협의 관행은 임명권자와 제청권자 어느 한쪽의 의사만으로 최고법원이 구성되는 일을 막고, 사법부 독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온 절차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손 후보자 개인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함께 내놨다. 강 수석대변인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는 오랜 기간 시민들과 법조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요구”라며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 국민의 재판 청구권 보장이라는 대법원 본연의 역할을 고려할 때 손 후보자에 대한 이번 제청이 국민적 요청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손 후보자의 구체적인 부적격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청와대는 법원행정처가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추천을 받은 후보자들에게 개별 연락해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타진했다는 의혹도 언급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미 정당하게 추천된 후보자들을 제청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후보자 개인에게 타진한 것은 인사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헌법 104조 2항을 근거로 대법관 임명 절차에서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서로 다른 헌법기관에 배분된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제청 요구에 대해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귀속되지 않는 권한으로 재제청을 요청할 수 있다고 법률 검토 후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특정 후보 선호설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