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여성 사인 ‘부패로 인한 불명’…경찰 허위 종결 논란 확산

제주에서 실종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모 씨(37)의 사망 원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부패로 인해 불명’으로 정리됐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시신 발견 직후 타살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지만, 부검 결과와 현장 정황이 맞물리며 사인 규명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장 씨는 지난 5월 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당시 담당 경찰관인 제주서부경찰서 부모 경장(34)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이후 7월 가족이 다시 실종 신고를 했으나, 경찰의 집중 수색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인 지난달 20일에야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결국 장 씨는 지난달 24일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숲에서 숨진 지 100일이 넘은 상태로 발견됐다. 시신이 크게 훼손돼 지문 확인이 어려웠고, 경찰은 치아를 통해 신원을 확인해야 했다.
사인을 둘러싼 혼선도 이어졌다. 경찰은 시신 발견 직후 외형과 자세 등을 근거로 타살 가능성이 낮다고 봤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국회에서 목맴사로 추정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적이 드문 야자수 숲이라는 점, 줄을 매달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점,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의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현장에서 목맴 가능성을 확인하는 재연 실험도 진행했다.
홍 본부장은 이날 “국과수 부검 결과 부패로 인해 사인이 불명하다는 정도가 확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수사본부는 이를 두고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은 아니며, 국과수 감정 결과에서 확인된 사실만 언급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현재까지 타살이나 자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제주경찰청은 부 경장이 종결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 가운데 63건이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삭제됐거나 아예 입력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삭제는 사망 확인 등 특정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최근 3년간 종결된 실종 사건 31만여 건에 대한 전수 점검에 나섰으며, 현재까지 1만5100건을 확인한 결과 문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주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1일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