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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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로 아내 외도 포착한 대만 남편, 민사 승소 뒤 징역형 선고


대만에서 로봇청소기를 원격 작동해 아내의 외도 장면을 포착한 남성이 민사소송에서는 승소했지만, 사생활 침해와 불법 촬영 혐의로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타오위안에 사는 남성 A씨는 아내의 부정행위를 확인하기 위해 별장에 있던 로봇청소기를 이용했다가, 오히려 형사처벌 대상이 됐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결혼한 뒤 부모와 함께 생활하며 주말이나 휴가철에만 별장을 사용해 왔다. 그러던 중 2023년 9월 별장에서 낯선 칫솔을 발견했고, 주차장 CCTV에서 의문의 남성이 아내를 집까지 배웅하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외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후 약 3개월 뒤 아내와 대화하기 위해 모바일 앱으로 별장에 있던 로봇청소기를 원격 작동했고, 실시간 영상에는 아내가 다른 남성과 함께 있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이를 근거로 녹화 기능을 켰고, 이 과정에서 아내의 나체 등 사적인 모습도 영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해당 영상을 증거로 아내와 상간남을 상대로 200만 대만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두 사람의 부정행위를 인정해 A씨에게 50만 대만달러, 우리 돈 약 2100만~2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아내가 남편을 사생활 침해와 불법 촬영 혐의로 형사 고소하면서 사건은 반전됐다.


A씨는 불륜을 확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였고, 로봇청소기 작동 시 음성 안내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만 형사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5개월을 선고하며 “부부간 혼인상의 의무가 상대방의 사생활 권리에 우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외도 입증이 어렵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비밀리에 촬영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배우자의 외도를 확인하려는 과정에서도 사생활 침해와 불법 촬영 문제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배우자의 외도를 확인하려고 몰래 신체를 촬영하거나 위치추적기를 설치하고, 제3자 간 대화를 무단 녹음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다만 최근 대법원은 배우자 휴대전화 속 문자나 사진을 몰래 촬영한 자료에 대해 민사재판에서 무조건 증거능력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