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0일 목요일
METABRIEF — Insights. Connection. Innovation.
이슈 브리핑

러트닉 “미국서 만들지 않으면 대가”… 반도체 관세 확대 예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반도체 제품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관세를 면제하고, 그렇지 않은 제품에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취지다. 반도체를 미국 내 제조 투자와 직접 연계하는 방식으로, 향후 관세 정책이 더 넓게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트닉 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혁신장관회의 참석 중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관세가 “표적화되고 신중한 관세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미국)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생산하지 않으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해라”라고 설명했다. 또 반도체 관세가 “고강도”가 될 것이며, 미국 내 반도체 제조 투자와 관세를 연계하는 구조라는 보도에 대해 “정확히 맞다”고 확인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관세를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앞서 폴리티코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자체뿐 아니라 노트북,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완제품까지 관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국가별 관세율과 쿼터를 설정하거나,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국가별 지침을 적용하는 방식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적용 범위와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러트닉 장관은 의약품 관세 정책을 예로 들며 반도체에도 비슷한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내 생산과 최혜국대우(MFN) 가격을 조건으로 관세 감면 혜택을 준 사례를 언급하며, 반도체 분야에서도 같은 접근을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TSMC의 애리조나 공장 투자와 마이크론의 메모리 공장 건설 계획을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투자 유치에 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일부 반도체 관련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칩 H200 등에 25% 관세를 매기는 포고문이 서명됐다. 백악관은 당시 향후 반도체와 파생 제품 전반에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반도체 전면 관세가 적절한 시점에 시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