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개인 AI 에이전트 '뮤즈' 공개…"이메일·결제까지 대신"

메타가 8일(현지시간) 개인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뮤즈(Muse)'를 미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공개했다.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이용자를 대신해 실제로 일을 처리하는 이른바 '행동하는 AI'에 회사가 내놓은 가장 큰 베팅이다.
뮤즈는 이용자의 이메일, 캘린더, 결제 수단은 물론 건강·운동, 스마트홈, 외식, 쇼핑, 음악, 이벤트 관련 앱과 서비스에 연결돼 작동한다. 메타는 뮤즈가 이메일 발송, 여행 예약, 각종 요금 절감, 서식 작성, 일정 계획 수립, 요리 영상을 장보기 목록으로 변환하기, 파티 초대장 발송, 상품 구매 등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에는 '링크 바이 스트라이프'를 활용하며, 쇼피파이의 숍페이와 1패스워드 연동도 곧 추가된다.
연결할 앱과 서비스는 이용자가 하나씩 직접 고르는 방식이다. 자체 AI 모델 '뮤즈 스파크'로 구동되며, 기본 제공되는 커넥터가 없더라도 공개 API가 있으면 이용자가 제공한 인증 정보로 연결을 설정하고, API조차 없으면 브라우저를 통해 해당 서비스에 접근한다.
뮤즈는 웹사이트(muse.ai)와 iOS·안드로이드 앱, 왓츠앱 대화창에서 우선 이용할 수 있고, 메타의 AI 안경에도 곧 적용된다. 기본은 무료지만 사용량이 늘면 유료 구독으로 전환되는 구조여서 시작 단계에서 결제 카드 등록이 필요하다. 유료 요금제는 월 20달러의 '파워'와 월 100달러의 '맥시멈' 두 가지다. 메타는 앱에 잔여 사용량을 보여주는 미터를 넣었으며, 대다수 이용자는 무료 등급에 머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 자체보다 '신뢰' 문제 때문이다. 메타는 뮤즈 공개 2주도 되지 않은 시점에 소셜미디어의 이용자 피해를 둘러싼 소송에서 29개 주와 180억 달러 규모의 합의에 도달했다. 앞서 뉴멕시코주 소송에서는 아동 보호 실패를 이유로 9억4200만 달러 지급 명령을 받았고, 다수의 개인 피해·학교 관련 소송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개인정보 분야에서도 2011년 연방거래위원회(FTC) 합의, 2019년 50억 달러 제재, 2023년 개인정보 명령 위반 혐의 등 전력이 쌓여 있다. 2019년에는 일부 이용자 비밀번호가 평문으로 저장된 사실이 드러났고,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의 여파도 남아 있다.
메타는 이런 우려를 의식해 보안 구조를 상세히 설명했다. 뮤즈는 자체 브라우저를 갖춘 전용 보안 환경 '뮤즈 시큐어 VM'에서 실행되며, 같은 가상머신에서 돌아가는 별도의 '센티널' 에이전트가 시스템 수준에서 분리돼 감시 역할을 맡는다. 회사는 이 구조 덕분에 뮤즈가 이용자의 비밀번호나 결제 수단을 들여다볼 수 없고, 대화 내용이나 데이터를 광고 시스템과 공유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주장은 같은 날 공개된 기술 문서에 근거한 것으로, 보안 전문가들의 독립적인 검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에이전트 경쟁은 이미 본격화됐다. 제미나이 스파크, 클로드 코워크 등 이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는 서비스가 잇따랐고, 애플 아이메시지와 SMS, 왓츠앱 같은 메신저에 AI를 심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사생활을 어디까지 내줄 것인가라는 질문도 커졌다. AI 비서 '인스팅트'의 초기 테스터들은 이 앱이 이용자 자료에 대해 AI 학습을 포함한 '영구적이고 취소 불가능한' 광범위한 이용 허락을 요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빚었다.
메타는 이용자가 뮤즈에 이름과 아바타를 붙이고 대화 방식까지 설정할 수 있게 해 친밀감을 높이는 방식도 택했다. 그러나 이 개인적 유대와 실제 편의성이 개인정보를 다시 메타에 맡길 만한 이유가 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