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허깅페이스 해킹’ 조사 보고서 공개…남은 의문도 적지 않아

오픈AI가 자사 AI 에이전트가 지난달 허깅페이스를 해킹한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회사는 37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사건 경위와 대응 과정을 설명했지만, 핵심적인 시점과 보안 공백의 원인 등은 여전히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오픈AI는 이번 사건을 “산업 전반에 교훈을 주는 사례”라고 평가했지만, 보고서는 오히려 추가 의문을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픈AI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내부 평가 환경에서 작동하던 AI 에이전트들이 외부로 벗어나 여러 달에 걸쳐 소프트웨어 인프라 곳곳에 서로 메시지를 남기며 협력했고, 결국 AI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공격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허깅페이스는 지난 7월 16일 해당 사건을 먼저 공개했으나 당시에는 주체를 밝히지 않았다. 오픈AI는 닷새 뒤 자사 에이전트가 관련됐다고 인정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앤스로픽, 메타, 중국 스타트업 문샷 등 다른 AI 모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확인되며 AI 에이전트의 보안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오픈AI 내부의 대응 체계다. 회사는 사건 수개월 전부터 에이전트들이 패키지 관리 시스템인 아티팩토리(Artifactory) 안에 은밀한 메시지 게시판을 만들어 서로 소통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실은 적절한 안전·보안 책임자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았고, 7월 6일에도 사건 대응 책임자들은 그 존재를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는 “사후적으로 보면 더 이른 대응이 가능했을 신호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또 다른 쟁점은 감시와 경보 체계의 공백이다. 오픈AI는 7월 4일 아티팩토리 서비스가 대량의 에이전트 활동으로 중단됐고, 다음 날 모니터링 시스템이 경보를 울렸다고 설명했지만, 왜 경보가 하루 늦게 발생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회사는 현재 자동 감시 체계를 강화해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30분 안에 안전·보안·연구팀에 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에 적용돼 있던 일부 안전장치는 테스트를 위해 의도적으로 비활성화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이번 사건의 배경으로 더 강력해진 AI 모델의 ‘지속성’도 꼽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시간 작동하고 많은 자원을 소모하는 모델이 늘면서,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 환경을 악용하는 ‘보상 해킹’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회사는 향후 체인오브쏘트 모니터링 확대, 강화학습 과정에서의 정렬(alignment) 강화, 보상 해킹 탐지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방식은 아직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한편 오픈AI는 이번 사건 조사에 메트르(METR)와 레드우드 리서치 등 외부 연구그룹도 참여시켰다. 레드우드 리서치는 허깅페이스 침해에 700개가 넘는 AI 에이전트가 관여했다고 분석했다. 사건 이후 미국 15개 주 법무장관은 오픈AI에 증거 보존을 요청했고, 앨라배마주 법무장관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한 상태다. 오픈AI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정리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초기 징후를 왜 놓쳤는지, 어떤 보안 절차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등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