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홀로 귀농... 섬세함으로 승부
설지선 (충남 부여. 가지/브로콜리)

스물아홉을 지나 서른으로 가는 길목에서 설지선 씨는 5년간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고 귀농을 결심했다. 원대한 계획이나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서른과 마흔 그리고 오십대까지도 활발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서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서울에서 출판사 편집원으로 일하던 설지선 씨는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하는 힐링서적을 편집하며 농업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됐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삶을 지향하기 위해 귀농을 결심했다. 충남 부여로 내려온 그녀는 여성 혼자서도 재배가 가능한 가지, 브로콜리 등 야채를 재배하고 있다.
"고향의 부모님이 농사를 지었지만 자라면서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나중에 은퇴후에는 부모님이 계셨던 곳으로 돌아갈리라 막연히 생각하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고 귀농을 결심한 뒤 농업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농업에 대한 기초부터 배우기 위해 청년농업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농업 공부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일단 공부해야 할 것이 많았으며 새로운 재배법이나 기술등이 무궁무진했다.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당장 필요한 것들을 배워나갔습니다. 여자 혼자 귀농한다고 해서 다들 걱정어린 시선을 보냈기에 본격적으로 귀농하기 전 농가에서 아르바이트 부터 시작했습니다. 많은 예비 귀농인들과 실습생들 사이에 섞여 실제 농가의 일을 체험해 보면서 점차 농업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처음 귀농했을때, 밭에서 작업하고 있으면 여자가 농업을 시작했다고 수근거리기 일쑤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여자 혼자 귀농 하는 일은 거의 없었지요."
최근 여성 농업인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힘을 쓰는 노동력이 필요한 만큼 여성 혼자서 농업에 도전하는 일은 당시도, 지금도 흔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그녀는 시설채소 재배에 도전했다.
"원래 음식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음식을 만드는 입장에서 어떤 채소가 잘 팔릴까 생각해 봤지요. 다른 농가에 비해 잘 팔릴 채소를 캐취해 나가는 센스가 남달랐지요. 또 농사에 매우 꼼꼼하게 임하기 때문에 병충해 등은 미리미리 방지할 수 있고, 수확과 포장시에도 꼼꼼하게 손질 할 수 있었습니다."
설지선 씨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저는 성격이 쾌활한 편이라서 인근 지역 농민회나 청년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농업인간의 교류를 통해 어려운 점을 극복할 수 있었지요. 또 농업기술원과 지자체에는 여성 농업인으로서의 생각과 필요한 것들을 자문도 했습니다. "
농업을 시작하면 인근 농가, 행정 담당자, 농업 체험에 오는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과도 인연을 맺었다. 또 홀로 귀농하는 여성 신규 농업인들의 멘토가 되기도 했다.
"저희 농장의 야채는 별도로 씻지 않고 드셔도 될만큼 깨끗합니다. 수확기 즈음부터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신경쓰면 깔끔하게 수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농장 채소는 인근 로컬푸드 매장으로 전량 납품됩니다. 인기가 좋아요."
그녀는 앞으로 채소 농장을 넓혀 종류를 늘릴 예정이다. 이유는 농가 레스토랑을 열고 싶은 것.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직접 재배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꿈이다.
김예슬 기자 news@pointfn.com